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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혼자서 백일 아기 목욕시키기

by 팡팡84 2024. 7. 20.

2022년 7월 28일 금요일, 조리원에서 나오는 날이었다. 산후도우미는 다음주 월요일에 오기로 해서 당장 주말을 신랑과 둘이 보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어찌할까...

 

사실... 엄마가 항암이 끝났지만 항암약 후유증으로 체력이 힘든 상태였기 때문에 나는 친정에 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와 둘만 남는 상황이 두려워 친정으로 갔다. 이번 주말은 친정 엄마가 승민이 목욕을 대신시켜줘서 버텼다.

집으로 돌아가다

나는 집으로 돌아가 2주 동안 함께 있던 산후도우미가  승민이의 목욕을 대신 해줬다. 그렇게 우리 뿡뿡이는 30일이 지났다. 산후도우미가 가고 남은 1주는 신랑과 둘이 씨름하는 연속이었다.

가장 두려웠던 아이 목욕시키는 시간은 왜 이리 빨리 돌아오는지... 다행히 한 달이 지난 후라서 아이가 목에 힘이 약간은 있었다. 그래서 바로 사용한 말랑하니 욕조. 출산 후 몸이 회복하기까지 온몸이 쑤시고 힘들었는데 아이를 온전히 나의 팔힘으로 들지 않고 눕혀서 아이를 씻길 수 있어서 엄청 편했다.

 

본래 목적은 말랑하니 욕조를 주방 개수대에서 눕혀서 씻기고 싶었지만 크기가 작아서 그건 실패.

 

화장실에서 작은 대야에 물을 받아 승민이의 얼굴을 닦아주고, 머리를 감겼다. 그 후, 말랑하니 욕조에 눕혀서 팔, 다리, 가슴, 목 구석구석 거즈로 거품 담아 닦아주고 샤워기로 헹궈주면 땡!
하지만, 우리 집 샤워기는 물온도가 왔다 갔다 해서 도저히 바로 아이에게 쓸 수가 없었다...

혼자 아기 목욕을 시키다

고민하다가 당근 마켓으로 슈너글 아기 욕조를 들였다. 슈너글 아기 욕조에 물을 가득 담아 놓고 말랑하니 욕조에 승민이를 눕혀 씻긴 후, 마지막으로 슈너글 아기  욕조에서 오리인형과 함께 물놀이하는 것으로 순서를 정했다.

승민이 목욕에 사용한 욕조들
승민이 목욕에 사용한 욕조들

 

미리 물을 받아놓은 파란 대야에서 승민이의 얼굴과 머리, 엉덩이 등을 미리 비누칠해서 닦았다. 말랑하니 욕조에서 승민이의 등을 닦기 어려워서 궁여지책으로 강구한 방법. 많은 도구가 필요하지만 시간도 단축되고 그나마 좀 편리했다.

 

눈만 껌뻑거리던 백일을 지나 벌써 만 7개월이 지난 지금은 씻으면서도 장난치는 호기심 많은 아이가 되었다.

 

승민이의 등을 빠르게 씻기고 말랑하니 욕조에 눕힌다. 미처 씻겨주지 못한 팔, 다리, 가슴, 겨드랑이 등등등.
엄마 아빠가 송알송알~ 노래 불러주며 열심히 닦으면 신나서 바둥거리는 우리 승민이.
슈너글 욕조에 가득 담아놓은 따뜻한 물을 승민이의 몸에 부어주며 거품을 닦아주고, 오리인형과 함께 슈너글로 입수.
바가지에 물을 부어주며 같이 물장구치며 물속에서 놀아줬다.

욕조에 앉아 물놀이를 즐기는 승민이
욕조에 앉아 물놀이를 즐기는 승민이

 

아기 욕조의 물이 식기 전에 아이를 건져서 물기를 닦아야 하는데 항상 고민이었던 건 유튜브에서는 방에서 목욕을 시키고 바로 바닥에 눕혀 물기를 닦이더라... 그런데, 그 무거운 욕조와 대야를 누가 옮기는데... 아직 손목이 다 낫지 않은 나로서는 자신이 없어서 고민하다가 찾은 방법!

혼자 목욕시킬 때 아이를 닦이는 방법
혼자 목욕시킬 때 아이를 닦이는 방법

 

내 옷도 젖는 건 싫으니까, 일단 무릎에 수건을 깔고 가슴에 수건을 가슴에 펼쳤다. 그냥 걸치면 기저귀가 떨어질 수 있으니까 한쪽에서 당기면 바로 풀어질 수 있도록 목 뒤로 느슨하게 묶었다. 
그런 뒤, 욕조에서 아기를 가슴으로 안아 수건으로 싸주면 끝!!

아이를 혼자 씻겨야 할 때 내 옷도 안 젖고, 아이도 목까지 바로 감싸 안아 닦을 수 있어서 괜찮은 방법인 것 같았다.